호리키에게 그런 말을 듣자 다음과 같은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왔습니다.
‘세상이란 게 너를 말하는 거 아니야?’
그러나 호리키가 화내는 게 싫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.
‘그것은 세상이 용서하지 않을거야.’
‘세상이 용서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자네가 용서하지 않는거지.’
‘그런 짓을 계속하면 곧 세상에서 매장당할거야.’
‘세상이 아니라 자네가 매장하겠다는 거겠지?’
‘너는 너의 무서움, 기괴함, 악랄함, 교활함, 요망함을 알아야 해!’
이런 말들이 마음속에서 오갔으나 나는 손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을 뿐 그저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.
“식은땀이 나네, 식은땀이 ... ... .”
그러나 그 이후부터 나는 ‘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개인을 말하는 게 아닌가’라는 생각 같은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.
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부터는 나는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다소 내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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