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

잘 있거라, 짧았던 밤들아
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
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, 잘 있거라
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
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
잘 있거라,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

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
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






- 휴식은 하늘 아래 만물이 마땅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. 이 세상에 살아 숨쉬는 의무를 가지고 움직이는 모든 존재는 살아있을 의무를 다하기 위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.

- 세상을 살다보면 이치를 알게 된다. 이치를 아는 것은 반갑지만 하루하루 위험이 많아서 날마다 방심을 못하게 된다. … 이치를 아는 것은 나이 먹는 죄에 대한 벌이다. 노인 중에 제대로 된 존재가 없는 것도 이런 이치에서구나.

- 어떻게 하면 좋을까? 어떻게 하면 좋을까? 하고 생각했는데 좋은 지혜가 나오지 않을 때는 그런 일은 일어날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안심할 수 있는 길이다. 그리고 해결방법이 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. 그것은 세상을 둘러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. 걱정하지 않는 것은 걱정할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다. 아무리 걱정을 해봐야 해결방법이 없기 때문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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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리키에게 그런 말을 듣자 다음과 같은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왔습니다.
‘세상이란 게 너를 말하는 거 아니야?’
그러나 호리키가 화내는 게 싫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.
‘그것은 세상이 용서하지 않을거야.’
‘세상이 용서하지 않는 게 아니라 자네가 용서하지 않는거지.’
‘그런 짓을 계속하면 곧 세상에서 매장당할거야.’
‘세상이 아니라 자네가 매장하겠다는 거겠지?’
‘너는 너의 무서움, 기괴함, 악랄함, 교활함, 요망함을 알아야 해!’
이런 말들이 마음속에서 오갔으나 나는 손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을 뿐 그저 웃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.
“식은땀이 나네, 식은땀이 ... ... .”
그러나 그 이후부터 나는 ‘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개인을 말하는 게 아닌가’라는 생각 같은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.
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부터는 나는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다소 내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게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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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, 그 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
당신이 속으로 나무라시면,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
그래도 당신이 나무라시면,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
​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, 먼 훗날 그 때에 잊었노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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